세종에서 집을 고르다 보면 한 번쯤 같은 갈림길에 섭니다. 한쪽은 막 입주를 마친 단지, 다른 한쪽은 자리 잡은 지 오래된 단지. 그런데 이 갈림길에 서기 전에 먼저 짚을 것이 있습니다. 세종 신도심에서 ‘구축’은 몇 년 된 집일까요.
우리가 관리하는 단지 목록에서 가장 먼저 준공된 곳은 한솔동 첫마을 1~3단지로, 2011년 11월에 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올해로 16년 차입니다. 준공월이 확인된 156개 단지의 준공연도 중앙값은 2017년, 곧 10년 차입니다. 세종에서 구축과 신축을 고른다는 건 수십 년 된 집과 새 집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열 살 안팎의 단지와 그보다 몇 해 젊은 단지 사이의 선택입니다. 이 글은 그 선택지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를 우리 실거래 데이터로 보여 줍니다.
세 구간으로 나눠 보니 신축은 여덟 곳
먼저 연식을 어떻게 세는지부터 밝혀 둡니다. 저는 단지 화면에 ‘N년 차’를 띄울 때 올해에서 준공연도를 빼고 1을 더하는 방식으로 셉니다. 준공한 해가 1년 차입니다. 그래서 2017년 준공 단지는 2026년에 10년 차로 나오고, 흔히 쓰는 ‘준공 후 N년’보다 한 해 많습니다. 이 글의 구간도 같은 정의로 잘랐습니다.
여기서 준공연도는 공동주택 기본정보(K-APT)의 사용승인 연도입니다. 국토부 실거래 원자료에도 연 단위 건축년도 칸이 따로 있어서 둘을 맞춰 봤습니다. 2012년 1월 이후 매매와 2017년 6월 이후 전월세 원자료를 다시 받아 저희와 같은 단지 기준으로 이어 붙이면, 준공월이 확인된 156곳 모두 단지마다 건축년도가 하나였고 그 해가 사용승인 연도와 같았습니다. 실거래 원자료의 건축년도로 세어도 연차와 아래 세 구간은 그대로입니다.
이 정의로 세면 준공월이 확인된 156곳은 10년 차 이상 91곳, 5~9년 차 57곳, 1~4년 차 8곳으로 나뉩니다. 절반 넘는 단지가 이미 10년 차에 들어섰고, 갓 지은 축에 드는 단지는 한 자릿수입니다. ‘신축이냐 구축이냐’를 고민하기 전에, 신축 쪽 선택지가 이만큼 좁다는 사실부터 알고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신축을 고르면 동네가 따라온다
그 여덟 곳이 어디 있는지를 보면 선택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1~4년 차 단지 8곳 가운데 6곳이 산울동이고, 나머지는 고운동과 반곡동에 한 곳씩입니다. 계약일 2025년 9월 24일부터 1년 동안 1~4년 차 단지에서 체결된 전용 84㎡ 중개거래 30건은 전부 산울동 거래였습니다. 세종에서 막 지은 84㎡를 사겠다는 결정은 사실상 산울동을 고르는 결정과 같습니다.
거꾸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도심 16개 법정동 가운데 9곳은 단지 전부가 한 연차 구간 안에 들어 있습니다. 한솔동·아름동·도담동·종촌동은 전부 10년 차 이상이고, 나성동·다정동·집현동·해밀동은 전부 5~9년 차, 산울동은 전부 1~4년 차입니다. 한 동 안에서 세 구간을 다 고를 수 있는 곳은 고운동 한 곳뿐입니다. 동을 먼저 정하면 연식은 대부분 함께 정해집니다. 연식과 동네가 이렇게 한 몸이라 가격 차이를 연식 탓으로 가를 수 없다는 점은 준공연도와 가격 실측편에서 따로 증명해 두었습니다. 각 권역의 성격은 생활권 정리에 있습니다.
예산 칸마다 고를 수 있는 연식의 폭
그렇다면 예산을 먼저 정한 사람에게 연식은 얼마나 열려 있을까요. 같은 1년 동안 전용 84㎡ 중개거래가 3건 이상 잡힌 단지 109곳의 단지별 중앙값을 가격대로 나누고, 각 단지를 준공연도 위에 점으로 찍었습니다.
‘신축일수록 조금 비싸다’는 막연한 그림보다 실제 모양은 훨씬 넓게 겹쳐 있습니다. 5억대 칸 31곳은 2011년 준공부터 2022년 준공까지, 6억대 칸 29곳은 2014년부터 2023년 준공까지 퍼져 있습니다. 예산을 5억대나 6억대로 정해도 연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습니다.
양 끝은 다릅니다. 5억 미만 칸 19곳은 모두 2012~2016년 준공이고, 8억 이상 칸 14곳에는 2017년 이전 준공이 없습니다. 다만 그중 5곳이 2017년 준공이라, 가장 비싼 칸에도 10년 차 단지가 섞여 있습니다. 가격대 사이를 가르는 것이 연식만이 아니라는 점은 앞 절의 ‘연식과 동네가 한 몸’이라는 사실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같은 돈이면 구축이 넓다’는 5억대까지만 맞았다
구축을 고르는 가장 흔한 이유는 같은 예산으로 더 넓게 산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거래가 4억대·5억대·6억대 칸에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평형을 가리지 않고 그 가격대에 체결된 중개거래 가운데 전용 84㎡ 이상이 몇 퍼센트였는지를 연차 구간별로 셌습니다.
계약일 2025.9.24~2026.9.23 매매 중개거래 · 전 평형 · 가격대는 거래가 기준(예: 5억대 = 5억 이상 6억 미만).
5억대에서 10년 차 이상 단지는 573건 중 73.3%가 84㎡ 이상이었고, 5~9년 차는 261건 중 39.1%였습니다. 4억대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져 37.3% 대 2.2%입니다. 이 가격대에서 5~9년 차 단지를 사면 거의 전부 84㎡보다 작은 평형이었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는 통념이 맞습니다.
6억대에서는 뒤집힙니다. 5~9년 차가 95.2%, 10년 차 이상이 78.7%입니다. 6억대로 올라가면 연차가 낮은 쪽도 대부분 84㎡이고, 오히려 10년 차 이상 쪽에 84㎡보다 작은 거래가 더 섞입니다. ‘구축이면 넓다’는 규칙이 아니라 예산 칸에 따라 맞기도 틀리기도 하는 경향입니다. 1~4년 차는 5억대 거래가 10건뿐이라 이 비교에서 무게를 두지 않았습니다. 전용·공급·평 환산은 면적·평형 읽는 법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세로 먼저 살아 본다면
살 집을 사기 전에 전세로 연식을 겪어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같은 기간 전용 84㎡ 전세 중앙값은 10년 차 이상 2.55억(1,711건), 5~9년 차 3.00억(857건), 1~4년 차 2.73억(78건)이었습니다. 매매에서 1~4년 차 84㎡ 중앙값이 7.10억으로 5~9년 차 7.00억과 0.1억 차이였던 것과 달리, 전세에서는 1~4년 차가 5~9년 차보다 낮았습니다.
이 차이를 ‘신축 전세가 싸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1~4년 차 전세 78건은 전부 산울동의 다섯 단지에서 나왔습니다. 연차 구간의 차이이기 전에 동네 한 곳의 사정입니다. 다만 고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분명한 정보입니다. 세종에서 가장 새 84㎡에 전세로 들어가는 값이 5~9년 차 단지의 중앙값보다 낮게 형성돼 있었다는 기록입니다.
주차와 층간소음은 실거래로 비교되지 않는다
신축을 고르는 사람이 가장 많이 드는 이유는 주차, 층간소음, 커뮤니티시설입니다. 이 셋은 우리 데이터로 비교해 드릴 수 없습니다. 공동주택 기본정보(K-APT)에서 저희가 받아 단지 목록에 저장하는 칸은 세대수와 사용승인 연월, 두 개뿐입니다. 단지 화면의 연차가 이 사용승인 연월에서 나옵니다. 세대당 주차 대수나 커뮤니티 구성은 저장하지 않으니, 이 항목은 관심 단지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의 단지 정보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층간소음은 연식보다 사업계획승인 시점을 봐야 합니다. 공사를 마친 뒤 사용검사 전에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실제로 측정하는 사후확인제도는 2022년 8월 4일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한 공동주택부터 적용됩니다. 기준은 준공일이 아니라 승인 신청일이므로, 최근에 준공됐다는 사실만으로 이 제도의 적용 대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입주자모집공고에는 승인일이 적혀 있으니, 승인일이 2022년 하반기 이후라면 신청일을 관리주체나 시청에 한 번 더 확인하세요.
내 우선순위는 어느 쪽에 가까운가
네 가지 축에서 내 사정이 어느 문장에 더 가까운지 짚어 보세요. 각 축 아래에 이 글에서 잰 숫자를 한 줄씩 붙였습니다. 왼쪽이 많으면 신축이, 오른쪽이 많으면 구축이 내 우선순위에 가깝습니다.
6억대 이상을 쓸 수 있다
4억~5억대 안에서 넓은 집이 필요하다
5억대에서 84㎡ 이상 비중은 10년 차 이상 73.3%, 5~9년 차 39.1%.
산울동이면 괜찮다
이미 정해 둔 동이 따로 있다
1~4년 차 단지 8곳 중 6곳이 산울동.
전세로 먼저 살아 볼 생각이다
사서 오래 살 집을 찾는다
84㎡ 전세 중앙값은 1~4년 차 2.73억, 5~9년 차 3.00억.
주차·층간소음이 가장 못 참는 것이다
구조보다 동네가 먼저다
이 항목은 실거래로 비교되지 않는다 — 단지별로 직접 확인.
세종에서 신축과 구축 사이의 선택은 대개 동네와 예산 칸의 선택과 겹쳐 있습니다. 연식 하나만 떼어 고르기보다, 먼저 동네와 예산을 정하고 그 안에서 연식을 확인하는 순서가 이 데이터에 맞는 순서입니다. 실제 가격은 최신 실거래 피드와 각 단지 화면에서 같은 평형끼리 견줘 볼 수 있습니다.
본문의 수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SJ Plus가 수집·집계한 값입니다(계약일 2025년 9월 24일~2026년 9월 23일, 매매는 직거래 제외, 집계 2026년 10월 4일). 준공연도는 공동주택 기본정보의 사용승인 연월이며, 한 곳은 준공월이 비어 있어 집계에서 뺐습니다. 연차 구간별 차이는 동네·평형 구성이 함께 섞인 값으로, 연식의 효과만을 잰 것이 아닙니다. 특정 단지를 추천하거나 매수를 권하지 않으며, 제도 내용은 관계 법령 원문으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 국가법령정보센터 (주택법 · 바닥충격음 성능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