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전세가율은 42%입니다.”
이 문장은 우리 데이터로 계산해도 맞습니다. 최근 1년 세종 신도심 전용 84㎡의 매매 중앙값은 6억 2,300만원, 전세 중앙값은 2억 6,300만원이니 전세가율은 42.1%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손에 들고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같은 84㎡인데도 어느 동이냐에 따라 37.0%에서 48.9%까지 벌어지고, 단지까지 좁히면 34.4%에서 54.4%까지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전세가율이 무엇이고 어떻게 계산하는지는 전세가율 보는 법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은 개념을 다시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직 세종에서 실제로 몇 %인가만 다룹니다. 아래 모든 숫자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SJ Plus가 수집·집계한 값이며, 집계 구간은 2025년 7월 11일부터 2026년 7월 11일까지 1년입니다. 이 기간 매매 3,907건, 전세 8,919건이 대상입니다(직거래 221건은 제외했습니다 — 이유는 뒤에 적었습니다).
평형 하나만 바꿔도 8.8%p가 움직인다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평형입니다. 같은 1년, 같은 세종 신도심에서 전용 59㎡의 매매 중앙값은 4억 3,200만원, 전세 중앙값은 2억 2,000만원이었습니다. 전세가율은 50.9%. 84㎡의 42.1%와 8.8%p 차이가 납니다. 갭(매매 − 전세)으로 보면 84㎡는 3억 6,000만원, 59㎡는 2억 1,200만원입니다.
평형을 밝히지 않은 전세가율은 그래서 반쪽짜리입니다. 하지만 평형을 고정해도 끝이 아닙니다. 84㎡ 하나만 붙잡고 16개 법정동을 갈라 보면 이렇게 됩니다.
색이 진할수록 전세가율이 높다는 뜻일 뿐, 좋고 나쁨의 표시가 아니다. 같은 평형에서도 동에 따라 값이 갈리고, 같은 동에서도 평형에 따라 또 갈린다.
84㎡ 기준으로 가장 높은 곳은 집현동 48.9%, 가장 낮은 곳은 나성동 37.0%입니다. 격차는 11.9%p. 같은 평형, 같은 도시, 같은 기간인데도 이만큼 벌어집니다. 갭 금액으로 옮기면 고운동 84㎡가 2억 4,000만원, 나성동이 5억 9,500만원입니다. 두 배가 훨씬 넘습니다.
왜 갈라지나 — 매매는 두 배 벌어지고, 전세는 그렇지 않다
전세가율은 분수입니다. 분모(매매)와 분자(전세)가 같은 비율로 움직이면 전세가율은 동네가 달라도 그대로여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두 값을 나란히 놓아 보면 이유가 한눈에 보입니다.
보라색 점(매매)은 고운동 4.60억에서 나성동 9.45억까지 크게 흩어진다. 반면 청록색 점(전세)은 2.20억에서 3.50억 사이에 촘촘히 모여 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선이 길어지는 것 — 그것이 갭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매매 중앙값은 고운동 4억 6,000만원에서 나성동 9억 4,500만원까지 2.05배 벌어집니다. 그런데 전세 중앙값은 같은 두 동에서 2억 2,000만원과 3억 5,000만원, 1.59배에 그칩니다. 분모는 두 배로 늘어나는데 분자는 1.6배밖에 늘지 않으니, 비율은 비싼 동일수록 낮아집니다. 세종에서 전세가율이 낮은 동네는 전세가 싼 동네가 아니라 매매가가 유독 높은 동네입니다.
이건 관찰이지 예고가 아닙니다. 이 데이터는 지난 1년에 이미 체결된 계약의 기록이고, 앞으로 이 비율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단지까지 좁히면 20.0%p
마지막으로 단지 단위로 내려갑니다. 이 기간 84㎡ 거래가 있었던 단지는 117곳이고, 그중 매매·전세가 각각 5건 이상이라 전세가율을 말할 수 있는 곳은 98곳입니다(나머지 19곳은 표본이 모자라 집계에서 뺐습니다 — 매매 2건과 전세 1건으로 계산한 전세가율은 숫자일 뿐 의미가 없습니다).
| 단지 | 매매 | 전세 | 전세가율 | 갭 |
|---|---|---|---|---|
| ▲가재마을 8단지종촌동 | 3.95억 | 2.15억 | 54.4% | 1.80억 |
| ▲가재마을 6단지종촌동 | 3.70억 | 2.00억 | 54.1% | 1.70억 |
| ▲가락마을 13단지고운동 | 4.10억 | 2.20억 | 53.7% | 1.90억 |
| ▲가락마을 10단지고운동 | 4.55억 | 2.40억 | 52.7% | 2.15억 |
| ▲새나루마을 1단지집현동 | 5.93억 | 3.00억 | 50.6% | 2.93억 |
| ▼새뜸마을 13단지새롬동 | 8.32억 | 3.10억 | 37.2% | 5.22억 |
| ▼새뜸마을 10단지새롬동 | 9.28억 | 3.45억 | 37.2% | 5.83억 |
| ▼나릿재마을 4단지나성동 | 8.82억 | 3.20억 | 36.3% | 5.63억 |
| ▼나릿재마을 2단지나성동 | 10.10억 | 3.60억 | 35.6% | 6.50억 |
| ▼나릿재마을 3단지나성동 | 10.45억 | 3.60억 | 34.4% | 6.85억 |
상위 5곳은 종촌동·고운동·집현동에 몰려 있고, 하위 5곳은 나성동·새롬동에 몰려 있습니다. 갭 금액으로 보면 가재마을 6단지가 1억 7,000만원, 나릿재마을 3단지가 6억 8,500만원입니다. 같은 전용 84㎡, 같은 도시, 같은 1년인데 네 배 차이가 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세종 전체로는 42.1%. 평형을 가르면 8.8%p, 동을 가르면 11.9%p, 단지를 가르면 20.0%p가 갈립니다. 좁힐수록 편차가 커진다는 건, 넓은 평균이 그 편차를 감추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세종 전세가율은 42%”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성립하는 건 “어느 동 어느 평형, 어느 단지의 전세가율”뿐입니다. 단지별 갭과 전세가율은 갭 계산기에서 매일 갱신해 보여 드리고 있습니다.
이 숫자를 만들면서 정한 것들
데이터를 집계할 때 손이 가장 많이 가는 건 계산이 아니라 기준을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글에서 정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직거래를 뺐습니다. 이 기간 직거래는 221건인데, 가족 간 거래처럼 시세와 무관하게 체결되는 경우가 섞여 있어 중앙값을 흔듭니다(흥미롭게도 221건은 전부 매매였습니다. 같은 기간 전세 계약에는 직거래로 표기된 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세종 실거래 데이터 읽는 법에서 직거래를 따로 걸러야 한다고 썼으니, 이 글에서 그 원칙을 어길 수는 없었습니다. 갭 계산기를 돌리는 서버 코드도 같은 조건(직거래 제외)으로 계산합니다. 다만 그쪽 코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1~2층 거래까지 빼는데, 이 글은 층을 따로 거르지 않았습니다. 재 보니 84㎡에서 1~2층을 빼면 전세가율이 42.1%에서 43.0%로 0.9%p 올라갑니다(저층 표본은 매매 87건·전세 223건). 0이 아니라 분명히 움직이는 값이지만, 이 글이 다루는 동 격차 11.9%p나 단지 격차 20.0%p 옆에 놓으면 작습니다. 그래서 표본을 넓게 두는 쪽을 택했습니다.
둘째, 대푯값을 중앙값으로 잡았습니다. 여기서 서비스 화면과 차이가 생깁니다. 갭 계산기의 매매·전세 대표가는 평균입니다. 단지 하나의 한 평형에서 6개월간 일어나는 매매는 흔히 몇 건 수준이라, 그 정도 표본에서는 중앙값이 오히려 한 건에 통째로 끌려다닙니다. 대신 그 코드는 최근 60일 → 120일 → 180일 순으로 거래가 있는 첫 구간을 골라 최근 거래에 무게를 싣습니다. 반면 이 글은 동 단위로 수십~수백 건을 묶기 때문에 중앙값이 낫습니다. 같은 데이터라도 표본 크기가 다르면 대푯값 선택이 달라집니다.
셋째, 매매·전세 각 5건 이상인 동·단지만 집계했습니다. 이 기준 때문에 84㎡ 거래가 있었던 117개 단지 중 19곳이, 59㎡에서는 나성동과 어진동이 통째로 빠졌습니다(두 동은 이 기간 59㎡ 매매 표본이 5건에 못 미쳤습니다). 표본이 적은 평형에서 전세가율이 튀는 문제는 갭 계산기를 만들 때도 그대로 겪었습니다. 그쪽 코드는 매매와 전세 중 한쪽이라도 없는 조합은 아예 목록에 올리지 않습니다.
덧붙이면, 세종은 전세 데이터가 매매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 1년만 봐도 매매 3,907건에 전세 8,919건, 누적 적재분으로는 매매 3만 4,941건에 전세 11만 4,200건입니다. 전세 쪽 표본이 두 배 이상 두텁다는 점은 이 집계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다만 매매 표본이 얇은 곳에서는 여전히 전세가율이 흔들립니다. 갭을 실제 투자금 관점에서 읽는 법은 세종 갭투자 기본 개념에, 동과 마을 이름이 헷갈린다면 법정동·마을 매핑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데이터로 말할 수 없는 것
여기까지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글의 마지막 책임은, 자기 데이터가 어디서 멈추는지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세 계약의 성격까지는 구분하지 못합니다
실거래 데이터의 전세 계약에는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이 함께 들어옵니다. 갱신 계약은 2년 전 시세를 기준으로 오른 값일 수 있어, 지금 이 순간의 전세 시세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우리 데이터는 둘을 구분하지 않으므로, 위 전세가율은 ‘최근 1년간 신고된 전세 계약의 중앙값’으로 읽어야 정확합니다.
거래가 드문 곳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표본 5건 기준에 걸려 빠진 84㎡ 19개 단지, 59㎡의 나성동·어진동은 ‘전세가율이 낮다’도 ‘높다’도 아닙니다. 그냥 말할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데이터가 없는 것과 값이 0인 것은 다릅니다.
이 숫자는 안전·위험의 판정이 아닙니다
전세가율이 54%라서 위험하다거나 34%라서 안전하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전세가율을 어떻게 해석하고 무엇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지는 전세가율 보는 법에서 다룹니다. 이 글은 ‘얼마인가’까지만 답합니다.
집계 조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SJ Plus가 수집·집계(기준 2026년 7월). 2025년 7월 11일 ~ 2026년 7월 11일 계약분, 세종 신도심 16개 법정동의 매매 3,907건·전세 8,919건(직거래 221건 제외). 평형은 전용면적 내림 기준(84㎡ = 84.00~84.99㎡), 대푯값은 중앙값, 동·단지는 매매·전세 각 5건 이상만 집계. 신고 시차와 계약 해제로 수치는 이후 달라질 수 있으며, 이 글은 이미 체결된 계약의 기록일 뿐 앞으로의 가격이나 전세가율을 전망하지 않습니다. 특정 단지의 매수·매도나 임차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원자료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한국부동산원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