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값이 얼마예요”라는 물음에는 보통 숫자 하나로 답합니다. 평균 얼마, 중앙값 얼마. 그런데 숫자 하나는 눈금 한 칸입니다. 그 한 칸을 딛고 서면 위아래로 얼마나 긴 사다리가 놓여 있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 글은 그 한 칸을 반납하고 사다리를 통째로 건넵니다. 세종 신도심에서 지금까지 신고된 아파트 매매를 가장 싼 거래부터 가장 비싼 거래까지 한 줄로 세우면, 1억 원대에서 24억 원까지 계단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거래는 그 긴 사다리의 가운데 몇 계단에 몰려 있습니다. 어느 계단에 몇 건이 섰는지 — 그것만 있는 그대로 세어 보겠습니다.
미리 밝혀 둘 것이 셋입니다. 첫째, 이 글이 세는 것은 신고된 계약 건수이지 집·가구·사람의 수가 아닙니다. 둘째, 여기 담은 것은 전용면적을 가리지 않은 전 평형 매매이고, 평형별로 갈라 보는 것은 뒤에서 따로 합니다. 셋째, 이 사다리는 지금까지 세종에서 거래가 실제로 선 자리들의 지도이지 오늘의 시세도, 앞으로의 값도 아닙니다.
사다리는 1억 원대에서 24억까지 이어집니다
먼저 사다리에 담은 것이 무엇인지 못 박겠습니다. 세종 신도심 아파트 매매를 계약 경로를 가리지 않고 201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전부 모으면 35,049건입니다. 전 기간을 담은 이유는 이 글의 주제가 값 지형 전체이기 때문입니다 — 값이 싸던 옛 해의 거래까지 담아야 사다리의 아래 계단이 보입니다.
창을 이렇게 잡았기 때문에 다른 글의 숫자와 곧바로 견주면 안 됩니다. 세종 실거래가는 취득세 어느 칸에 떨어지나에서는 세율표가 바뀐 2020년 이후만 23,109건을 셌습니다. 그 취득세 편은 옛 해를 뺐고 이 글은 담았습니다. 같은 세종 매매라도 창이 다르면 사다리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사다리의 크기부터 보겠습니다. 가장 낮은 거래는 1억 3,035만원, 가장 높은 거래는 24억이었습니다. 아래 이정표는 사다리를 아래에서부터 오르며, 각 지점에서 전체의 몇 %까지 쌓였는지를 적은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데이터의 가격은 원이 아니라 만원 단위로 들어옵니다. 억 단위 계단으로 옮길 때는 10,000으로 나눴습니다.)
| 사다리에서 | 이 가격 | 아래에서부터 누적 |
|---|---|---|
| 첫 계단 — 가장 낮은 거래 | 1억 3,035만원 | 여기서 시작 |
| 아래에서 네 건 중 한 건 | 3억 5,200만원 | 25% |
| 한가운데 거래 | 4억 6,300만원 | 50% |
| 아래에서 네 건 중 세 건 | 6억 1,500만원 | 75% |
| 위쪽 열 건 중 한 건이 서는 곳 | 7억 8,000만원 | 90% |
| 10억 이상 거래가 시작되는 곳 | 10억 원 | 97.7% |
| 꼭대기 — 가장 높은 거래 | 24억 원 | 100% |
한가운데 거래는 4억 6,300만원입니다. 가운데 절반의 거래는 3억 5,200만원에서 6억 1,500만원 사이에 서 있습니다. 사다리는 24억까지 올라가지만, 열 건 중 아홉 건은 7억 8,000만원 아래에서 끝납니다. 긴 사다리인데 사람들이 밟고 선 칸은 아래쪽 몇 개에 몰려 있는 것입니다.
거래의 절반은 세 계단 안에 있습니다
1억 원 단위로 잘라 보면 어느 계단이 두꺼운지가 드러납니다. 가장 두꺼운 계단은 3억대로 8,119건, 전체의 23.2%입니다. 그 다음이 4억대 7,291건(20.8%), 5억대 5,692건(16.2%)입니다. 이 세 계단만 더해도 21,102건, 전체의 60.2%입니다. 열 건 중 여섯 건이 3·4·5억대 안에서 끝난다는 뜻입니다.
사다리는 3억대에서 정점을 찍고 위로 갈수록 얇아집니다. 6억대가 4,193건(12.0%), 7억대 2,326건, 8억대 1,662건, 9억대 692건으로 한 계단 오를 때마다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아래쪽도 마찬가지여서, 3억에 못 미치는 거래는 4,255건(12.1%)으로 3억대보다 얇습니다. 두꺼운 허리가 3억대에 있고 위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모양입니다.
여기서 창의 힘이 한 번 더 드러납니다. 앞서 본 취득세 편에서 가장 두꺼운 계단은 4억대였는데, 그 글은 2020년 이후만 셌기 때문입니다. 값이 싸던 옛 해의 3억대 거래가 이 사다리에는 들어오고 그 글에서는 빠졌습니다. 같은 도시의 같은 매매인데, 어느 해부터 세느냐에 따라 가장 두꺼운 계단이 한 칸 옮겨 간 것입니다.
꼭대기 — 10억 이상 819건은 어디에 있었나
사다리의 위쪽 끝을 열어 보겠습니다. 10억 이상인 거래는 819건, 전체의 2.3%입니다. 15억 이상인 거래는 55건으로 0.16%, 아주 얇은 층입니다. 이 층은 아무 데나 흩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평형으로 보면 10억 이상 819건 중 86%가 전용 85㎡ 초과였습니다(100㎡ 이상이 398건 48.6%, 85~99㎡가 309건 37.7%). 법정동으로 보면 819건의 48%가 나성동(212건)과 새롬동(182건) 두 동에서 나왔습니다. 더 위로 올라가 15억 이상 55건은 어진동(24건)과 나성동(18건)에 가장 많았고, 가장 높은 한 건은 어진동 한뜰마을의 전용 202㎡가 24억에 계약된 2023년 3월 거래였습니다(27층). 어느 단지가 더 낫다는 뜻이 아니라, 꼭대기 거래가 어느 자리에서 나왔는지의 기록입니다.
꼭대기가 직거래나 저층 거래 때문에 부풀려진 것은 아니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10억 이상 819건 중 1~2층 저층은 20건(2.4%)으로 전체 저층 비중 8.2%보다 오히려 낮고, 직거래는 25건(3.1%)으로 전체 직거래 비중 2.6%와 비슷합니다. 위쪽 끝은 대체로 고층·중개 거래였습니다.
바닥 — 3억에 못 미치는 4,255건은 무엇인가
이번엔 아래쪽 끝입니다. 3억에 못 미치는 거래가 4,255건, 전체의 12.1%입니다. 바닥이 직거래나 저층 때문에 눌린 거래일 거라고 짐작하기 쉽습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저층 쪽은 맞습니다. 3억 미만 4,255건 중 1~2층 저층이 584건(13.7%)으로, 전체 저층 비중 8.2%보다 확실히 높습니다. 그런데 직거래 쪽은 반대입니다. 3억 미만의 직거래는 59건(1.4%)으로, 전체 직거래 비중 2.6%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바닥은 직거래가 만든 게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 바닥을 만들었을까요. 가장 낮은 한 건은 저층도 직거래도 아니었습니다 — 2019년에 계약된 고운동 가락마을의 전용 84㎡가 1억 3,035만원(3층)이었습니다. 바닥을 가장 크게 끌어내린 힘은 시간입니다. 값이 오르기 전 해들의 거래가 사다리 아래 칸에 그대로 남아 있고, 전 기간을 담은 이 사다리는 그것을 지웁니다. 그래서 이 편의 최저(1억 3,035만원)는 2020년부터 센 취득세 편의 최저(1억 6,405만원)보다 낮습니다.
한 가지 더 밝혀 둘 것은, 거래 경로 자체가 이 사다리 전체를 가르기엔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경로가 기재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해부터라, 전 기간 35,049건 중 경로가 비어 있는 거래가 18,895건(53.9%) 입니다. 그래서 바닥·꼭대기의 경로를 이야기할 때도 ‘기재된 것 중에서’라는 단서가 늘 붙습니다.
평형이 계단을 가릅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다리를 평형별로 갈라 세워 보겠습니다. 세종 매매의 두 기둥은 전용 59㎡와 84㎡입니다. 둘을 더하면 25,203건, 전체의 71.9%입니다. 나머지가 90㎡대·100㎡ 이상과 소수의 작은 평형입니다.
| 평형 | 건수 | 몫 | 중앙 거래가 | 선 계단 |
|---|---|---|---|---|
| 59㎡대 | 9,934 | 28.3% | 3억 9,000만원 | 3억대 |
| 70㎡대 | 2,384 | 6.8% | 4억 500만원 | 4억대 |
| 84㎡대 | 15,269 | 43.6% | 4억 9,900만원 | 4억대 |
| 90㎡대 | 2,931 | 8.4% | 6억 9,000만원 | 6억대 |
| 100㎡ 이상 | 4,095 | 11.7% | 6억 4,500만원 | 6억대 |
가장 두꺼운 평형은 84㎡대로 15,269건, 전체의 43.6%입니다. 그 중앙은 4억 9,900만원으로 4억대에 서 있고, 가운데 절반이 3억 6,000만원에서 6억 3,500만원에 걸쳐 있습니다. 59㎡대는 9,934건으로 중앙이 3억 9,000만원, 한 계단 아래인 3억대에 섭니다. 두 기둥이 각각 4억대와 3억대에 있으니, 앞에서 본 ‘두꺼운 허리’가 왜 3·4억대인지가 여기서 설명됩니다.
다만 ‘평형이 커질수록 위 계단’이라는 규칙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90㎡대의 중앙은 6억 9,000만원인데 100㎡ 이상의 중앙은 6억 4,500만원으로 오히려 낮습니다. 큰 평형이 반드시 위 계단에 서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면적과 ㎡당 단가의 관계는 평형이 커지면 ㎡당 단가는?에서 따로 다뤘으니, 계단이 아니라 단가로 보고 싶으시면 그쪽을 함께 보시면 됩니다.
숫자를 직접 보고 싶으시면
세종 실거래 데이터, 이렇게 읽습니다
이 글이 전 평형을 한데 세웠다면, 그 글은 84㎡ 한 평형 안의 분포를 봅니다. 같은 평형 안에서도 한 건이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보고 싶으실 때.
폭락·폭등 스캐너
이 사다리는 전 기간을 한 장에 담은 지도입니다. 반대로 지금 어느 단지·평형이 1년 고점·저점 대비 크게 움직였는지는 매일 다시 계산해 따로 보여 드립니다.
사다리라고 불렀지만
지금까지 이 글은 세종 매매를 사다리에 비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비유를 한 번 교정하고 끝내겠습니다. 사다리라는 말은 오르는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래 칸에서 위 칸으로, 3억대에서 6억대로. 하지만 이 사다리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이것은 오르는 계단이 아니라 선 자리의 지도입니다. 각 계단의 숫자는 ‘앞으로 오를 다음 칸’이 아니라 ‘지금까지 그 값에 실제로 몇 건이 섰는가’입니다. 위 칸이 아래 칸의 미래인 것도, 아래 칸이 위 칸의 과거인 것도 아닙니다. 3억대에 8,119건이 섰고 24억에 한 건이 섰다는 것은, 그 값들에 그만큼의 거래가 실제로 있었다는 기록일 뿐입니다. 이 글은 그 다음 칸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종 아파트값이 얼마냐’는 물음에 이 글이 내미는 답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이 사다리 전체입니다. 열 건 중 여섯 건이 3·4·5억대에 섰고, 두 기둥은 59㎡와 84㎡이며, 꼭대기의 얇은 층은 나성동·어진동의 큰 평형이었습니다. 당신이 보고 있는 칸이 사다리의 어디쯤인지는, 사다리 전체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세종 신도심 아파트 실거래 가격의 분포를 보기 위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단지·시점의 거래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고 시세를 전망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수치는 SJ Plus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자료를 수집해 직접 집계한 실측치로, 집계 창은 계약일 기준 전 기간(2012년~2026년 7월) · 세종 신도심 아파트 · 매매 · 거래 경로 무관(중개·직거래 합산) · 35,049건입니다. 이 숫자는 신고된 계약 건수의 가격 분포이지 집·가구·사람의 수가 아니며, 전 기간을 담았으므로 값이 싸던 옛 해의 거래가 아래 계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 따라서 이 사다리는 특정 시점의 시세가 아니라 누적 거래의 지도입니다. 억 계단은 ‘N억 원 이상 (N+1)억 원 미만’으로 잘랐고, 극값·분위(중앙값·상하위 25%)는 전 구간을 정렬해 계산했습니다. 각 몫은 해당 건수에서 따로 반올림해 적었기 때문에 소수점 끝자리가 표와 본문에서 미세하게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실거래는 계약 후 신고까지 시차가 있어 같은 창을 다시 집계해도 값이 조금씩 움직이며, 특히 최근 몇 달치는 계속 채워지는 중입니다. 개별 거래의 가격·면적· 층·경로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원자료) · 한국부동산원 (가격 동향 통계) · 통계청 통계지리정보서비스 (지역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