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는 부동산 기사에서 가장 자주 보는 단어입니다. 우리 서비스에도 그 배지가 있습니다. 어떤 거래가 그 단지·평형의 역대 최고가를 건드리면 피드에 금색 배지가 붙고, 신고가 피드에 따로 모입니다.
그런데 그 배지를 매일 띄우면서도 정작 한 번도 세어 본 적이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세종의 아파트들이 들고 있는 ‘역대 최고가’라는 기록은, 대체 언제 세워진 것인가. 그래서 전 기간 실거래를 단지와 평형별로 갈라, 기록이 깨진 순간을 전부 되짚어 봤습니다.
답부터 적겠습니다. 세종의 최고가 기록은 대부분 2020~2021년에 세워진 것이고, 그 뒤로 갈리지 않은 채 그대로입니다. 얼마나 대부분인지는 어느 칸까지 세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 계산을 아래에 전부 펼쳐 두겠습니다.
무엇을 ‘깨졌다’고 셀 것인가
기록은 아파트 단위로 세면 안 됩니다. 같은 단지라도 59㎡와 84㎡는 애초에 다른 값이니까요. 그래서 단지 × 전용면적(정수)을 하나의 칸으로 잡았습니다. 세종 신도심 143개 단지에서 이런 칸이 424개 나옵니다. 갱신은 그 칸에서 이전 계약일들의 최고가를 넘긴 거래로 셌고, 그 칸의 첫 거래는 비교 대상이 없으니 기준선으로 두고 갱신에서 뺐습니다.
이 칸은 제가 이 글을 위해 새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 피드가 신고가 배지를 붙일 때 쓰는 키가 정확히 이것입니다 — 단지 아이디와 전용면적의 소수점을 버린 정수를 붙여 만든 키. 화면에서 매일 돌아가는 판정 단위를 15년 치 전체에 그대로 적용한 것에 가깝습니다.
가격을 다루는 글이므로 직거래는 뺐습니다. 시세와 동떨어진 값이 기록으로 박히면 그 뒤의 모든 갱신 판정이 오염되기 때문입니다(이유는 신고가와 직거래 편에 적었습니다). 그러면 남는 것이 34,081건입니다. 거래량 15년 편은 ‘거래가 몇 번 일어났나’를 세는 글이라 직거래까지 포함한 전 유형으로 셌지만, 이 글은 가격 사건을 다루므로 기준이 다릅니다.
여기서 정직하게 밝혀 둘 한계가 하나 있습니다. 거래유형 표기는 2021년 11월 1일 계약분부터만 존재합니다. 그 이전 18,895건은 이 칸이 통째로 비어 있어, 초기 구간의 직거래는 애초에 가려낼 방법이 없습니다. 즉 2021년 이전 기록에는 직거래가 섞여 있을 수 있고, 저는 그것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2020년, 세 건 중 한 건이 신고가였다
이 기준으로 세니 갱신 사건은 전 기간을 통틀어 3,810건이었습니다. 전체 거래의 11.2%입니다. 열 건 중 한 건꼴로 기록이 깨져 온 셈인데, 이 평균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연도별로 갈라 놓으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 연도 | 매매 | 갱신 | 갱신률 |
|---|---|---|---|
| 2012 | 32 | 10 | 31.3% |
| 2013 | 45 | 21 | 46.7% |
| 2014 | 223 | 42 | 18.8% |
| 2015 | 768 | 147 | 19.1% |
| 2016 | 1,871 | 354 | 18.9% |
| 2017 | 2,712 | 380 | 14.0% |
| 2018 | 2,391 | 243 | 10.2% |
| 2019 | 3,884 | 410 | 10.6% |
| 2020 | 5,436 | 1,781 | 32.8% |
| 2021 | 1,781 | 201 | 11.3% |
| 2022 | 1,524 | 19 | 1.2% |
| 2023 | 3,566 | 38 | 1.1% |
| 2024 | 3,244 | 34 | 1.0% |
| 2025 | 4,436 | 89 | 2.0% |
| 20267월까지 | 2,168 | 41 | 1.9% |
2020년 한 해에만 갱신이 1,781건 일어났습니다. 그해 매매 5,436건의 32.8% — 세 건 중 한 건이 그 칸의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거래였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19건으로 주저앉습니다. 갱신률 1.2%. 같은 도시, 같은 계산인데 사실상 다른 세계입니다.
기록의 시계가 멈춘 달
연 단위로는 ‘언제’가 뭉개집니다. 그래서 15년을 달 단위로 전부 펼쳤습니다.
가장 뜨거웠던 달은 2020년 7월(367건)입니다. 그 앞뒤로 2020년 6월 264건, 2020년 2월 244건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색은 2021년 봄에 끊깁니다. 2021년 1월 60건, 2월 44건, 3월 31건까지 버티다가 4월부터 한 자릿수로 주저앉습니다. 그 뒤 5년 동안 세종에서 한 달에 갱신이 스무 건을 넘긴 적은 손에 꼽습니다.
값이 가장 비쌌던 해에, 기록은 거의 안 깨졌다
여기서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84㎡ 중앙값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1년(7.54억)입니다. 2020년은 5.50억이었습니다. 값으로만 보면 2021년이 정점입니다. 그런데 기록이 깨진 것은 2020년이고, 2021년 갱신은 201건(11.3%)에 그칩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아닙니다. 신고가는 가격이 높다는 뜻이 아니라, 그 칸의 이전 기록을 넘겼다는 뜻입니다. 2020년의 폭발적인 갱신이 이미 기준선을 한참 올려 놓았고, 2021년의 높은 값들은 대부분 그 기준선 아래에서 거래됐습니다. 게다가 기록은 거래가 있어야 깨집니다. 거래량이 정점을 찍은 해와 갱신이 정점을 찍은 해가 똑같이 2020년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같은 함정이 지금도 작동합니다. 2026년 84㎡ 중앙값은 6.17억으로, 2020년(5.50억)보다 높습니다. 그런데도 2026년 갱신률은 1.9%입니다. 신고가가 드물다는 것은 값이 싸다는 뜻이 아닙니다. 고점이 높은 곳에 걸려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살아 있는 기록은 누구의 것인가
지금까지는 ‘사건’을 셌습니다. 이제 ‘재고’를 셉니다. 갱신은 여러 번 일어나지만 살아남는 기록은 칸마다 하나뿐이고, 나중에 깨진 기록이 앞의 기록을 덮어씁니다. 그래서 표본이 얇은 칸을 걸러내고 거래 10건 이상인 세그먼트 313개만 놓고, 각 칸의 현재 최고가가 언제 찍힌 것인지 세어 봤습니다.
| 기록이 세워진 해 | 살아 있는 기록 |
|---|---|
| 2020 | 111곳 |
| 2021 | 144곳 |
| 2022 | 8곳 |
| 2023 | 7곳 |
| 2024 | 5곳 |
| 2025 | 19곳 |
| 2026 | 19곳 |
사건과 재고의 순위가 뒤집힙니다. 갱신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20년(1,781건)인데, 지금 살아 있는 기록이 가장 많은 해는 2021년입니다. 거래 10건 이상 세그먼트에서 2021년 기록은 144곳, 2020년 기록은 111곳입니다. 2021년 초의 마지막 갱신들이 2020년의 기록을 덮어썼기 때문입니다. 많이 깨진 해와 마지막으로 깨진 해는 다릅니다.
두 해를 합치면 거래 10건 이상 세그먼트 313개 중 255곳(81.5%)입니다. 84㎡만 따로 보면 109개 칸 중 91곳(83.5%)이 같은 두 해에 묶입니다. 기록의 나이를 재면 중앙값이 1,985일 — 거래 10건 이상 세그먼트의 절반이 5년 5개월 넘게 최고가를 갈지 못했습니다.
표본이 얇은 칸을 넣으면 결론이 달라질까 싶어 다시 돌려 봤습니다. 10건 미만까지 포함한 424개 세그먼트 전부에서는 2020~21년에 세워진 기록이 277곳(65.3%)이고 나이 중앙값은 1,960일이었습니다. 비중은 내려가지만 그림은 그대로입니다.
가장 오래 버틴 기록, 그리고 지난 1년에 깨진 기록
가장 오래된 기록은 2020년 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해들마을 3단지 79㎡의 최고가는 2020년 5월 4일에 찍혔고, 그 뒤로 28건이 더 거래되는 동안 아무도 그 값을 넘지 못했습니다.
| 단지 · 평형 | 기록 | 세워진 날 | 그 뒤 거래 |
|---|---|---|---|
| 해들마을 3단지전용 79㎡ | 6.95억 | 2020-05-04 | 28건 |
| 가재마을 10단지전용 108㎡ | 8.16억 | 2020-06-26 | 16건 |
| 가온마을 6단지전용 98㎡ | 9.37억 | 2020-07-25 | 7건 |
| 가온마을 5단지전용 108㎡ | 9.88억 | 2020-07-26 | 18건 |
| 가온마을 1단지전용 113㎡ | 9.80억 | 2020-07-27 | 9건 |
오른쪽 끝은 기록이 세워진 뒤에 체결된 거래 수입니다. 그 칸에 쌓인 전체 거래가 아니라, 기록을 넘길 기회가 그만큼 있었는데도 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기록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닙니다. 최근 1년(2025년 7월 15일~2026년 7월 15일)에도 갱신은 88건 있었습니다. 최근 1년 매매 3,908건의 2.3%이고, 30개 단지에서 나왔습니다. 우리 신고가 피드에 배지가 뜨는 건 이 얇은 흐름 덕분입니다. 그 결과 거래 10건 이상 세그먼트 중 29곳이 최근 1년 안에 세워진 기록을 들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최근 넷만 옮겨 옵니다.
| 단지 · 평형 | 기록 | 세워진 날 | 누적 거래 |
|---|---|---|---|
| 나릿재마을 3단지전용 84㎡ | 11.50억 | 2026-06-20 | 62건 |
| 새샘마을 7단지전용 105㎡ | 12.10억 | 2026-06-09 | 26건 |
| 새샘마을 7단지전용 84㎡ | 8.25억 | 2026-06-03 | 58건 |
| 산울마을 5단지전용 59㎡ | 5.12억 | 2026-04-28 | 74건 |
우리 화면의 배지는 이 글과 조금 다르게 셉니다
이 글을 쓰면서 우리 코드를 다시 열어 봤고, 두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첫째, 피드의 금색 배지는 종전 기록과 같은 값에도 붙습니다. 판정이 ‘초과’가 아니라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 글의 갱신은 넘긴 것만 셌습니다. 그래서 화면의 배지 개수와 이 글의 갱신 건수는 정확히 같지 않습니다.
둘째, 더 뼈아픈 쪽입니다. 우리 배지의 역대 최고가는 직거래를 거르지 않습니다. 최고가를 뽑는 함수가 거래유형을 보지 않고 그 칸의 최댓값을 그냥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전 유형 기준 430개 칸 중 17곳은 역대 최고가 자리에 직거래가 앉아 있습니다. 그중 8곳은 직거래를 빼면 기준선이 내려가고, 6곳은 직거래를 빼는 순간 그 칸에 남는 거래가 아예 없습니다. 화면에서는 직거래를 빨간 배지로 따로 세워 사용자가 구별할 수 있게 해 두었지만, 배지를 붙일지 말지를 정하는 문턱값 자체는 직거래를 포함한 값입니다. 이 글에서 직거래를 아예 뺀 것은 그 때문입니다.
참고로 ‘역대 최고가’ 배지와 ‘1년 최고가’ 배지는 전고점을 재는 기간이 서로 다릅니다. 1년 최고가는 그 거래일로부터 1년 전까지만 거슬러 비교하고, 역대 최고가는 데이터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전부 봅니다. 시장 지표 읽는 법에서 다룬 것처럼, 같은 이름의 지표라도 어느 구간에서 잰 값인지를 빼면 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문장 하나를 두 번 고쳤습니다
이 글의 초고 첫 문장은 이랬습니다. 데이터를 다 보고 난 뒤, 두 번 고쳐 썼습니다. 고친 자국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겠습니다.
초고
2020년에 세종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신고가가 쏟아졌다.
→ 틀렸습니다. 84㎡ 중앙값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1년(7.54억)이고 2020년은 5.50억입니다. 값의 정점과 기록의 정점은 같은 해가 아닙니다.
1차 수정
2020년에 세종에서 기록이 가장 많이 깨졌다.
→ 맞지만 절반입니다. 기록은 거래가 있어야 깨지고, 2020년은 거래가 가장 많았던 해(5,436건)입니다. 갱신 건수만 보면 거래량이 만든 착시를 그대로 옮기게 됩니다. 그래서 거래로 나눈 갱신률을 함께 봤습니다.
최종
2020년 세종에서는 매매 세 건 중 한 건이 최고가를 새로 썼고(32.8%), 그 기록의 대부분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 이것이 데이터가 말하는 전부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도 더 나가지 않겠습니다. 기록이 오래 버티고 있다는 사실은 그 기록이 곧 깨진다는 뜻도, 영원히 안 깨진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 글은 지나간 일의 기록이지, 앞으로에 대한 예고가 아닙니다.
오늘 어느 단지에서 기록이 깨졌는지는 신고가 피드에서, 반대로 1년 고점에서 크게 내려온 거래는 폭락·폭등 스캐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단지 규모가 거래 빈도와 무슨 관계인지는 세대수와 회전율 편에 적어 두었습니다.
집계 조건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SJ Plus가 수집·집계(기준 2026년 7월). 기본 모수 = 세종 신도심 아파트 전 기간 매매 중 직거래를 뺀 34,081건(전 유형 34,972건 − 직거래 891건). 갱신은 단지 × 전용면적(소수점 내림) 세그먼트에서 더 이른 계약일들의 최고가를 넘긴 거래로 정의했고, 세그먼트의 첫 계약일은 기준선으로 두어 갱신에서 제외했습니다. 거래유형 표기는 2021년 11월 1일 계약분부터만 존재하므로 그 이전 18,895건의 직거래는 가려내지 못했습니다. 현재 유효 기록의 연도 분포는 표본이 얇은 칸을 걸러 거래 10건 이상 세그먼트 313개를 썼고, 10건 미만까지 포함한 424개 세그먼트 전부로도 교차 확인했습니다. 신고 기한과 해제 거래 때문에 최근 구간의 수치는 이후 갱신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단지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장래 가격이나 거래량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원본 확인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시장 통계는 한국부동산원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