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자가 하나 필요합니다. 먼저 그 자를 꺼내 놓고 시작하겠습니다.
회전율 = 최근 1년 매매 건수 ÷ 세대수 × 100= 100세대당 1년간 몇 번 팔렸나
왜 굳이 나누느냐면, 나누지 않으면 답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1,500세대 단지가 300세대 단지보다 거래가 많은 것은 시장이 뜨거워서가 아니라 집이 다섯 배 많아서입니다. 그건 시장의 성질이 아니라 산수의 성질입니다.
그래서 세대수로 나눴습니다. 세종 신도심 138개 단지에 이 자를 대 봤더니, ‘대단지가 잘 팔린다’는 말이 사실은 두 개의 문장이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건수로 세면, 승부는 이미 나 있다
기준은 최근 1년(2025년 7월 14일~2026년 7월 14일) 세종시 아파트 매매 실거래 4,125건입니다. 회전율의 분자는 ‘거래가 몇 번 일어났나’를 세는 값이라 직거래도 한 건으로 셌습니다. 값을 비교할 때만 직거래를 빼는데, 그 이유는 신고가와 직거래 편에 적었습니다.
단지를 세대수 구간으로 넷으로 갈라, 단지 한 곳이 1년 동안 평균 몇 건 팔렸는지부터 봤습니다. 500세대 미만 45곳은 단지당 14.3건, 1,200세대 이상 18곳은 59.5건. 4.2배 차이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통념은 완승입니다. 큰 단지는 확실히 거래가 자주 보입니다.
이제 같은 거래를 세대수로 나눠 다시 세웁니다.
단지당 평균 거래 건수
100세대당 회전율(중앙값)
나누는 순간, 차이가 사라진다
100세대당 연간 매매 건수의 중앙값은 500세대 미만이 3.9, 1,200세대 이상이 3.7입니다. 가장 낮은 구간은 오히려 800~1,199세대(3.5)였습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회전율이 오른다는 흐름은 없습니다. 세대수와 회전율의 순위 상관은 −0.10 — 방향은 미세하게 음수지만, 사실상 관계가 없다고 읽는 것이 정직합니다.
138개 단지 전체의 회전율 중앙값은 3.8입니다. 세종 신도심 아파트는 규모와 무관하게 100세대당 1년에 네 건 가까이 손바뀜하고 있습니다. 대단지의 거래가 많아 보였던 것은, 그 단지에 집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 세대수 구간 | 단지 | 거래 | 단지당 | 회전율 | 84㎡ 중앙값 |
|---|---|---|---|---|---|
| 500세대 미만15,778세대 | 45곳 | 644건 | 14.3건 | 3.9 | 5.70억245건 |
| 500~799세대26,798세대 | 42곳 | 1,032건 | 24.6건 | 3.8 | 6.10억413건 |
| 800~1,199세대31,762세대 | 33곳 | 1,300건 | 39.4건 | 3.5 | 6.48억427건 |
| 1,200세대 이상26,779세대 | 18곳 | 1,071건 | 59.5건 | 3.7 | 5.90억416건 |
표의 84㎡ 중앙값은 직거래를 뺀 중개거래 기준입니다(최근 1년 중개거래 3,904건 중 84㎡는 1,525건, 중앙값 6.20억. 그중 분석 대상 138곳에서 나온 1,501건을 구간별로 갈랐습니다).
그럼 대단지는 비싼가 — 이건 또 다른 축
‘대단지가 좋다’는 말에는 ‘그래서 값도 잘 받는다’는 뜻이 함께 붙어 다닙니다. 이건 회전율과 완전히 다른 질문이라 따로 재야 합니다.
84㎡ 중개거래 중앙값을 구간별로 보면 5.70억 → 6.10억 → 6.48억까지는 규모를 따라 오릅니다. 그런데 1,200세대 이상에서 5.90억으로 꺾입니다. 800~1,199세대 구간보다 0.58억 낮습니다. 단지별로 다시 계산해도 마찬가지입니다. 84㎡ 중개거래가 5건 이상인 100개 단지에서 세대수와 84㎡ 중앙값의 순위 상관은 +0.11. 커질수록 비싸다고 부르기엔 너무 약합니다.
세종에서 값을 가르는 축은 규모가 아니라 다른 데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재 본 축들 — 동네와 층, 그리고 연식은 규모보다 훨씬 또렷한 신호를 냈습니다.
대단지가 신축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이런 결과가 나오면 교란을 의심해야 합니다. 세종의 대단지가 유독 오래됐거나 유독 새것이라면, 지금 본 것은 규모의 효과가 아니라 연식의 효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대수와 준공연도의 순위 상관을 직접 쟀습니다. +0.02였습니다. 규모와 연식은 서로 얽혀 있지 않습니다. 네 구간의 준공연도 중앙값도 전부 2016~2017년으로 붙어 있었습니다. 세종은 도시 전체가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대신 대단지가 확실히 다른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평형의 가짓수입니다. 세대수와 최근 1년 거래에 등장한 평형 종수의 상관은 +0.38로, 이 글에서 가장 뚜렷한 관계였습니다. 500세대 미만은 대개 두 종류(중앙값 2종), 1,200세대 이상은 세 종류(중앙값 3종)의 평형이 거래됐고, 가장 다양한 단지에서는 8종이 나왔습니다. 대단지가 실제로 제공하는 것은 ‘더 빠른 손바뀜’이 아니라 ‘더 많은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회전율의 꼭대기와 바닥
138개 단지의 회전율은 최소 0.1에서 최대 9.0까지 벌어집니다. 구간별 중앙값이 3.5~3.9로 붙어 있던 것과 달리, 개별 단지의 편차는 큽니다. 규모 구간이 설명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단지마다 있다는 뜻입니다.
| 단지 | 세대수 | 1년 거래 | 회전율 |
|---|---|---|---|
| 가온마을 9단지 | 1,080 | 97건 | 9.0 |
| 새나루마을 10단지 | 597 | 44건 | 7.4 |
| 새샘마을 7단지 | 342 | 25건 | 7.3 |
| 새뜸마을 10단지 | 1,027 | 75건 | 7.3 |
| 호려울마을 1단지 | 1,002 | 72건 | 7.2 |
| ⋯ 중앙값 3.8 ⋯ | |||
| 범지기마을 12단지 | 452 | 8건 | 1.8 |
| 산울마을 6단지 | 580 | 10건 | 1.7 |
| 산울마을 2단지 | 1,350 | 18건 | 1.3 |
| 새뜸마을 9단지 | 200 | 1건 | 0.5 |
| 산울마을 8단지2025년 1월 준공 | 1,035 | 1건 | 0.1 |
꼭대기의 가온마을 9단지는 1,080세대에서 1년간 97건이 거래됐습니다(9.0). 대단지이면서 회전율도 높은 경우입니다. 하지만 바로 아래 새나루마을 10단지는 597세대(7.4), 새샘마을 7단지는 342세대(7.3)입니다. 상위권 안에서도 규모는 제각각입니다.
바닥은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최하위 산울마을 8단지(1,035세대·1건·0.1)는 2025년 1월 준공입니다. 입주가 막 끝난 단지에서 매매가 드문 것은 시장의 냉각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입니다. 새뜸마을 9단지(200세대·1건)는 애초에 분모가 작아 한 건이 통째로 0.5를 만듭니다. 회전율은 분모가 작을 때 요동칩니다. 그래서 우리 월간 브리핑은 회전율 순위를 낼 때 300세대 이상 단지만 올립니다.
이 자에서 빠진 19곳, 그리고 이 자가 못 재는 것
세종 신도심에서 우리가 수집한 아파트 단지는 157곳입니다. 그런데 이 글은 138곳만 다뤘습니다. 19곳이 빠졌고, 빠진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전 기간을 통틀어 매매가 한 건도 없는 단지 14곳. 대부분 전월세 계약만 쌓이는 임대 단지이고, 한 곳은 2025년 12월 준공된 신축이라 아직 매매 기록이 쌓이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가재마을 1단지(1,684세대)는 우리 DB에 월세 계약이 1,439건 있지만 매매는 0건입니다. 이런 단지의 회전율 0은 ‘안 팔린다’가 아니라 ‘사고팔 대상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라, 같은 자로 재면 안 됩니다. 이 14곳은 우리 서비스에서도 이미 특별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 시세·차트·갭 시뮬레이터가 전부 비어 실질 내용이 없는 페이지가 되기 때문에, 단지 상세 페이지에 색인 제외를 걸고 사이트맵에서도 빼 두었습니다.
둘째, 세대수가 비어 있는 단지. 세대수는 실거래 데이터에 없습니다. 국토부 실거래 데이터는 ‘무엇이 얼마에 팔렸나’만 알려 줄 뿐, 그 단지가 몇 세대인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API에서 세대수를 따로 받아 붙입니다. 붙이는 열쇠는 법정동과 단지번호인데, 이름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매칭에 실패합니다. 157곳 중 6곳이 그렇게 비어 있고(한 곳은 위 임대 14곳과 겹칩니다), 나머지 5곳이 여기서 빠졌습니다. 분모가 없으면 이 글의 자는 아무것도 재지 못합니다.
남은 138곳의 세대수는 최소 144세대에서 최대 1,990세대, 중앙값 662세대이고, 합치면 101,117세대입니다(세대수가 기록된 151곳의 합은 112,700세대 · 2026년 7월 14일 기준).
마지막으로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손바뀜이 잦은 데는 여러 이유가 섞입니다. 처분을 서두르는 집이 많아서일 수도 있고, 젊은 가구가 많아 이동이 잦아서일 수도 있고, 소형 평형 비중이 높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데이터에는 그 이유를 가려낼 재료가 없습니다. 회전율은 그 단지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그 단지의 거래가 얼마나 자주 관측되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일 뿐입니다.
참고로 이 자는 이 글을 위해 새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마을 상세 페이지는 마을의 거래 건수를 그 마을 전체 세대수로 나눠 회전율을 표시하고 있고, 단지 요약 API는 같은 계산을 최근 3개월 기준으로 단지 단위에서 하고 있습니다. 세대수가 0이거나 비어 있는 단지는 그 계산에서 값을 내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이미 서비스 안에서 돌아가던 계산을, 세종 전체에 한 번에 적용해 본 것에 가깝습니다.
숫자를 흔들어 봤습니다
결론을 쓰기 전에 한 가지를 더 해 봤습니다. 지금까지의 회전율은 ‘최근 1년’이라는 창에서 잰 값입니다. 창을 바꾸면 결과가 유지될까요. 같은 계산을 최근 3년(2023년 7월 14일~2026년 7월 14일, 매매 11,656건) 창에서 연평균으로 다시 돌려 봤습니다.
| 순위 | 최근 1년 창 | 최근 3년 창(연평균) |
|---|---|---|
| 1 | 가온마을 9단지 | 가재마을 6단지8.1 |
| 2 | 새나루마을 10단지 | 가락마을 6단지6.7 |
| 3 | 새샘마을 7단지 | 도램마을 13단지6.6 |
| 4 | 새뜸마을 10단지 | 가온마을 4단지6.3 |
| 5 | 호려울마을 1단지 | 도램마을 4단지6.3 |
상위 5곳이 통째로 바뀌었습니다. 범위를 넓혀 봐도 최근 1년 창의 상위 10곳 중 3년 창의 상위 10에 남은 곳은 네 곳뿐이었습니다. 반면 전체 중앙값은 3년 창에서 3.7로, 1년 창의 3.8과 거의 같았습니다.
이 두 문장이 이 글의 결론을 정확히 요약합니다. 세종 아파트의 손바뀜 속도는 규모와 무관하게 안정적이고, 개별 단지의 회전율 순위는 창을 바꾸면 흩어집니다. 어느 단지의 회전율이 지난 1년간 높았다는 것은 그 단지의 성질이라기보다 그 1년에 일어난 일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회전율 1위 단지’ 같은 말은, 어느 창에서 잰 값인지를 빼고 말하는 순간 의미를 잃습니다.
‘대단지가 잘 팔린다’는 말로 돌아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거래가 자주 ‘보인다’는 것은 사실입니다(단지당 59.5건 대 14.3건). 하지만 그것은 집이 많아서이고, 세대수로 나누는 순간 사라집니다(3.7 대 3.9). 그리고 ‘비싸다’는 애초에 다른 질문이었습니다(+0.11). 세 문장을 하나로 뭉쳐 놓았던 것이 통념의 정체였습니다.
단지별 실제 거래 기록은 거래 랭킹에서, 거래가 갑자기 늘어난 단지는 거래량 레이더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규모와 관리비의 관계가 궁금하시다면 관리비 편을 함께 보시면 됩니다.
집계 조건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SJ Plus가 수집·집계(기준 2026년 7월). 세대수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공개 API에서 받아 단지에 붙였습니다. 기본 모수 = 계약일 2025년 7월 14일~2026년 7월 14일 세종시 아파트 매매 4,125건(직거래 221건 포함 — 회전율은 거래 발생 횟수를 세는 지표이므로). 84㎡ 가격만 직거래를 뺀 중개거래 3,904건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결론의 민감도 점검만 2023년 7월 14일부터의 3년 창(매매 11,656건)을 썼습니다. 분석 대상 = 세대수가 기록돼 있고 매매 이력이 있는 138개 단지(전 기간 매매 0건인 임대 14곳, 세대수 결측 5곳 제외). 면적은 전용면적 소수점을 버린 정수 기준, 대푯값은 중앙값, 상관계수는 스피어만 순위 상관입니다. 신고 기한과 해제 거래 때문에 최근 구간의 수치는 이후 갱신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단지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장래 가격이나 거래량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원본 확인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시장 통계는 한국부동산원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