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종에서 아파트 매매는 32건이었습니다.
2020년, 5,436건이 됐습니다.
2022년, 다시 1,682건으로 내려갔습니다.
같은 도시, 같은 아파트들입니다. 우리 데이터베이스에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세종 신도심 아파트 매매 34,941건이 한 줄도 빠짐없이 쌓여 있습니다. 전세·월세까지 합치면 183,709건입니다. 이 글은 그중 매매만 꺼내 연도별로 세워 본 기록입니다.
미리 말해 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글은 앞으로를 말하지 않습니다. 거래량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이미 일어난 일이라 셀 수 있지만, 그것이 다음에 무엇을 뜻하는지는 우리 데이터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닙니다. 시장 지표를 해석하는 관점은 부동산 시장 지표 읽는 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15년을 한 줄로 세우면
아래는 연도별 매매 건수를 낱개 칸으로 쌓은 그림입니다. 칸 하나가 100건입니다. 오른쪽 끝의 숫자는 같은 해 전용 84㎡의 매매 중앙값입니다. 거래의 양과 가격의 높이를 한 화면에 놓아 보기 위해서입니다.
칸이 가장 많이 쌓인 해는 2020년(5,436건)이다. 그런데 오른쪽 숫자가 가장 큰 해는 그다음 해인 2021년(7.54억)이고, 그해 칸은 오히려 1,807개로 줄어 있다. 2026년은 아직 끝나지 않은 해라 옅게 표시했다.
그림의 모양은 단순합니다. 2012년부터 완만하게 늘어나다가 2019~2020년에 크게 부풀고, 2021~2022년에 급격히 꺼졌다가, 2023년부터 다시 올라옵니다. 가장 뜨거웠던 2020년(5,436건)과 가장 얼어붙었던 2022년(1,682건)의 차이는 3.23배입니다. 달 단위로 좁히면 진폭은 더 큽니다. 15년 전체에서 거래가 가장 많았던 달은 2019년 12월로 952건이었습니다. 아파트 재고가 어느 정도 쌓인 2020년 이후로 한정하면, 가장 많았던 달은 2020년 1월(887건), 가장 적었던 달은 2021년 6월과 2022년 6월(각 82건)로 10.8배 차이가 납니다.
거래가 정점을 찍은 해와, 가격이 정점을 찍은 해는 같지 않았다
15년치를 연도별로 집계하면서 가장 오래 들여다본 대목이 이것입니다. 두 정점이 같은 해에 있지 않았습니다.
거래량의 정점은 2020년입니다. 5,436건. 그런데 84㎡ 중앙값의 정점은 2021년입니다. 7억 5,400만원. 두 정점은 1년 어긋나 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건 그 2021년의 거래량입니다. 값이 가장 높았던 그해에 매매는 1,807건밖에 없었습니다. 2016년(1,871건) 이후 처음 보는 낮은 수치였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1,682건으로 더 내려갑니다. 즉 세종에서 84㎡ 값이 가장 높았던 해는, 거래가 가장 드물었던 축에 드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시야를 더 넓히면 이렇습니다. 84㎡ 중앙값은 2012년 2억 4,300만원에서 2021년 7억 5,400만원까지 9년 동안 3.10배가 됐고, 2026년 현재는 6억 1,800만원으로 2021년 고점의 82.0% 수준입니다. 2022년에 6억 2,000만원까지 내려온 뒤로는 5억 9,000만원(2023·2024년) 언저리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이건 2020~2021년에 실제로 일어난 일의 기록이지, 앞으로도 그렇게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건 사이클 한 번의 표본입니다. 한 번 일어난 일을 두고 규칙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왜 2020년에 거래가 몰렸고 2021~2022년에 끊겼는지, 그 배경에 있는 규제와 금리 이야기는 이 글이 다루지 않습니다. 세종의 규제 변천은 세종 규제 연혁에 연도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2012년의 32건은 시장이 얼어붙은 게 아니었다
시계열을 다룰 때 가장 흔한 착시가 앞쪽 끝에 있습니다. 2012년 32건, 2013년 45건. 이 숫자만 보면 거래가 완전히 멈춘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때 세종에는 팔 아파트 자체가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 단지 마스터에 등록된 세종 신도심 아파트는 157개 단지입니다. 준공 시점을 세어 보면 2012년 말까지 다 지어진 단지는 8곳뿐이었습니다. 2015년 말에 62곳, 2019년 말에 123곳이 되고, 2025년 말에 156곳에 이릅니다. 도시가 만들어지는 중이었던 겁니다. 2014~2016년에 거래가 223건 → 768건 → 1,871건으로 뛴 것도 시장이 갑자기 뜨거워져서라기보다, 거래될 수 있는 아파트가 그만큼 늘어난 결과로 읽는 것이 정확합니다. 세종의 입주 물량과 인구가 어떻게 늘어 왔는지는 세종 입주 물량과 인구에서 다뤘습니다.
그래서 이 그래프의 앞쪽 절반(2012~2016)은 시장의 온도가 아니라 도시의 나이를 보여 줍니다. 거래량을 시장 심리로 읽을 수 있는 구간은 재고가 충분히 쌓인 뒤부터입니다.
전세는 매매만큼 얼어붙지 않았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를 나란히 놓으면 대조가 뚜렷합니다. 2020년 세종의 전세 거래는 12,013건이었고, 2022년에는 9,296건이었습니다. 0.77배로 줄어든 겁니다. 같은 두 해에 매매는 5,436건에서 1,682건, 0.31배가 됐습니다. 매매가 3분의 1 토막이 나는 동안 전세는 4분의 3을 지켰습니다.
누적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 데이터의 전세는 114,200건으로 매매 34,941건의 세 배가 넘습니다. 사람은 사고팔지 않는 해에도 어딘가에는 살아야 하니, 전세 계약은 매매가 멈춘 해에도 계속 일어납니다. 세종의 전세가율이 동·단지별로 어떻게 갈리는지는 세종 전세가율 실측 지도에서 실측했습니다.
이 숫자를 세면서 정한 것들
15년을 한 줄로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기준을 정해야 할 대목이 세 군데 있었고, 그중 둘은 데이터를 직접 재 보고 나서야 정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거래량은 직거래를 빼지 않고 전부 셌습니다. 세종 실거래 데이터 읽는 법과 전세가율 편에서 우리는 가격을 볼 때 직거래를 걸러야 한다고 썼는데, 여기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토부 원자료에 거래 유형(중개거래·직거래) 표시가 붙기 시작한 건 2021년 11월 계약분부터입니다. 우리가 가진 매매 34,941건 중 유형이 적혀 있는 건 16,046건뿐이고, 나머지 18,895건은 유형 자체가 비어 있습니다. 15년을 같은 잣대로 세려면 유형으로 거를 수 없습니다. 게다가 거래량은 ‘몇 건이 체결됐나’를 묻는 숫자라, 직거래도 실제로 체결된 한 건입니다. 다만 그림 오른쪽의 84㎡ 중앙값에서는 직거래를 뺐습니다(실제로 빠지는 건 2021년 11월 이후분뿐입니다). 빼고 안 빼고의 차이는 크지 않아서, 2022년이 6억 1,300만원에서 6억 2,000만원으로 움직이는 정도입니다.
둘째, 2026년은 아직 끝나지 않은 해입니다. 그림에서 2026년만 옅게 칠한 이유입니다. 이 집계 시점에 우리 데이터의 마지막 매매 계약일은 2026년 7월 10일이고, 그해 누적은 2,244건입니다. 2025년 한 해가 4,649건이었으니 절반쯤 온 셈인데, 이 숫자를 작년과 나란히 비교하면 안 됩니다. 아직 다섯 달이 남은 데다, 실거래는 계약과 동시에 기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시차를 이번에 직접 재 봤습니다. 계약일부터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중앙값 4.9일, 열에 아홉은 18.3일 안에 들어오고, 가장 늦은 건은 38.3일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최근 한두 달은 항상 실제보다 적게 보입니다. 2026년 7월이 58건으로 찍혀 있는 건 7월에 거래가 끊겨서가 아니라, 아직 신고가 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 시차는 우리 서비스 설계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습니다. 거래량 레이더는 ‘이번 달 대 지난달’ 같은 달력 월 비교를 쓰지 않습니다. 매일 도는 집계 코드는 최근 60일의 월평균(60일 거래 수 ÷ 2)과 그 직전 180일의 월평균(180일 거래 수 ÷ 6)을 견주고, 앞이 뒤의 1.5배 이상이면서 최근 60일에 최소 4건이 있을 때만 ‘거래가 늘고 있다’고 판정합니다. 달력 월로 끊으면 이번 달이 늘 미완성이라 매달 초에 거래가 급감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동 구간으로 설계했습니다. 참고로 레이더의 판정 단위는 도시 전체가 아니라 단지 × 평형이고, 거기서는 3층 이상·직거래 제외 거래만 셉니다. 이 글의 전체 건수 집계와는 목적이 달라 기준도 다릅니다.
재미있는 건, 이 시차를 재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 한 번 속았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최근 1년 계약분 전체로 계산했더니 시차가 41.9일로 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그 4,120건 중 1,875건이 2026년 2월 25일 하루에 적재된 행이었습니다. 서비스를 만들면서 과거 데이터 31,628건을 한꺼번에 밀어 넣은 최초 적재 기록이었습니다. 2025년 여름에 계약된 건이 2026년 2월에 우리 DB로 들어왔으니 시차가 부풀 수밖에 없습니다(같은 방식으로 15년 전체를 재면 중앙값이 1,866일까지 올라갑니다. 물론 시장과는 아무 상관 없는 숫자입니다). 백필이 끝난 뒤 매일 정상 수집된 행만 골라 다시 재고서야 4.9일이 나왔습니다. 숫자가 이상하면 시장이 아니라 내 집계를 먼저 의심해야 한다는 걸 또 배웠습니다.
셋째, 가격의 대푯값은 중앙값으로 잡고 평형은 전용 84㎡ 하나로 고정했습니다. 연도별로 거래된 평형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평형을 섞어 평균을 내면 ‘큰 집이 많이 팔린 해’가 ‘값이 오른 해’처럼 보입니다. 전용면적은 84.97㎡처럼 소수점으로 들어오므로 내림해서 84㎡로 묶었습니다. 다만 앞쪽 두 해는 그 84㎡ 표본마저 얇습니다. 2012년은 13건, 2013년은 17건이 전부입니다(2014년부터 117건으로 늘어납니다). 그림 맨 위 두 줄의 중앙값은 그 정도 표본에서 나온 값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보시는 게 좋습니다.
거래량에 흔히 붙는 말, 그리고 기록
거래량 숫자에는 늘 해석이 따라붙습니다. 우리 15년치 기록이 그 말들에 대해 실제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못하는지 나란히 적어 둡니다.
흔히 붙는 말 — “거래가 늘면 가격이 따라 오른다”
기록: 세종에서 거래량 정점(2020년 5,436건)과 84㎡ 가격 정점(2021년 7.54억)은 1년 어긋나 있었습니다. 그게 우리가 확인한 전부입니다. 사이클 한 번의 표본으로는 이 순서가 다음에도 되풀이된다고 말할 수 없고, 우리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흔히 붙는 말 — “2012년엔 거래가 32건, 시장이 죽어 있었다”
기록: 그해 세종 신도심에 다 지어진 아파트는 8개 단지뿐이었습니다. 거래가 없었던 게 아니라 거래될 물건이 없었습니다. 시계열의 맨 앞은 시장이 아니라 도시의 나이를 보여 줍니다.
흔히 붙는 말 — “이번 달 거래가 확 줄었다”
기록: 계약이 우리 데이터에 도착하기까지 중앙값 4.9일, 길게는 38.3일이 걸립니다. 최근 달은 구조적으로 항상 미완성입니다. 이번 달과 지난달을 그대로 견주는 비교는 대부분 시장이 아니라 신고 시차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 붙는 말 — “세종 거래량이 회복됐다”
기록: 2023년 3,741건, 2024년 3,456건, 2025년 4,649건으로 2022년(1,682건)보다는 확실히 많습니다. 다만 2020년의 5,436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합니다. ‘회복’이 무엇을 기준으로 한 말인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집계 조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SJ Plus가 수집·집계(기준 2026년 7월). 세종 신도심 16개 법정동 157개 단지의 아파트 매매 34,941건(2012년~2026년 7월 10일 계약분) 전량이 대상이며, 연도별 건수는 거래 유형 구분 없이 전부 포함했습니다(2021년 11월 이전 계약분에는 원자료에 거래 유형 표시가 없습니다). 전용 84㎡ 중앙값은 직거래로 표시된 건을 제외한 값이고, 평형은 전용면적 내림 기준(84㎡ = 84.00~84.99㎡)입니다. 2026년은 아직 진행 중인 해이며, 신고 시차와 계약 해제로 최근 구간의 수치는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이미 체결된 계약의 기록일 뿐 앞으로의 거래량이나 가격을 전망하지 않으며, 특정 단지의 매수·매도나 임차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원자료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한국부동산원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