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6,400만원.
세종 신도심에서 2011~2014년에 준공된 아파트와 2021~2025년에 준공된 아파트의 전용 84㎡ 매매 중앙값 차이입니다. 최근 1년 실거래 4,120건 가운데 전용 84㎡ 중개거래 1,521건을 준공연도로 갈라 직접 재 봤습니다. 1.50배. 신축이 비싸다는 말은 세종에서도 숫자로 확인됩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그대로 ‘신축 프리미엄’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이 글은 그 이유에 관한 글입니다. 신축과 구축 중 무엇을 고를지의 판단 기준은 세종 신축 vs 구축에 따로 정리해 두었고, 여기서는 값이 실제로 얼마나 갈리는지만 다룹니다.
연식으로 세우면, 곡선은 깨끗하다
준공연도를 네 구간으로 묶고 전용 84㎡ 중개거래 1,521건의 중앙값을 구했습니다. 5억 3,000만원 → 5억 9,500만원 → 6억 8,000만원 → 7억 9,400만원. ㎡당으로 환산해도 626만원에서 935만원까지 한 방향으로 오릅니다. 단지 단위로 준공연도와 값의 상관을 재면 r = 0.62입니다.
노란 눈금(구간 중앙값)은 계단처럼 올라갑니다. 그런데 보라색 막대는 서로 겹칩니다. 2015~2017년 준공 구간의 막대(3.70~9.28억)는 나머지 세 구간을 거의 다 삼킵니다.
그림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015~2017년 준공 단지 가운데 84㎡ 거래가 3건 이상 잡힌 43곳의 값은 3억 7,000만원부터 9억 2,800만원까지 흩어져 있습니다. 폭이 5억 5,800만원입니다. 한 구간 안의 폭이 네 구간을 가로지르는 격차(2억 6,400만원)보다 두 배 넘게 큽니다. 연식을 알면 값을 안다고 말하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세종에서는 연식과 동네가 한 몸이다
이유는 세종이라는 도시의 생김새에 있습니다. 세종 신도심은 생활권을 하나씩 차례로 지어 올렸습니다. 그래서 준공연도와 법정동이 거의 같은 것을 가리킵니다. 나성동에 있는 6개 단지는 전부 2021년 준공입니다. 해밀동 2개 단지는 전부 2020년, 한솔동 7개 단지는 2011~2012년, 산울동 6개 단지는 2023~2025년입니다. 단지들의 준공 시점이 1년 안에 다 들어오는 동이 4곳입니다.
그러니 ‘준공연도별 가격’을 세우는 순간, 우리는 연식이 아니라 지도를 재고 있는 셈입니다. 세종의 동별 가격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는 세종 전세가율 실측 지도에서 이미 확인했습니다. 왜 이렇게 순서대로 지어졌는지는 세종 입주 물량과 인구에 정리돼 있습니다.
그래서 두 축을 하나씩 묶어 봤다
연식과 입지를 갈라내려면 하나를 고정하고 다른 하나만 움직여야 합니다. 세 가지로 재 봤습니다.
| 무엇을 묶었나 | 비교 | 남은 격차 |
|---|---|---|
| 연식 고정2021년 준공만 | 나성동 9.45억(91) · 어진동 8.75억(11) · 집현동 5.90억(53) | 3.55억 |
| 입지 고정같은 동, 다른 연식 | 보람동 +1.62억 · 소담동 +0.95억 · 고운동 +0.36억 · 도담동 −0.36억 · 종촌동 −1.89억 | 방향이 제각각 |
| 둘 다 고정새롬동 2017년 준공 · 3건+ 9곳 | 새뜸마을 10단지 9.28억(12) ~ 새뜸마을 7단지 6.25억(21) | 3.03억 |
연식을 묶자 입지가 3억 5,500만원을 갈랐습니다. 나성동과 집현동은 같은 2021년에 준공됐는데 84㎡ 중앙값이 9억 4,500만원과 5억 9,000만원입니다. 2016년 준공만 놓고 봐도 소담동 6억 3,400만원과 종촌동 3억 7,000만원으로 2억 6,400만원이 벌어집니다. 이건 앞에서 ‘신축 프리미엄’이라고 부른 격차와 정확히 같은 크기입니다.
거꾸로 동네를 묶고 연식만 움직이면 효과가 흐려집니다. 고운동은 2014년 준공과 2019년 준공 사이가 5년인데 값 차이는 3,600만원입니다. 도담동과 종촌동에서는 더 나중에 지어진 쪽이 더 쌉니다. 보람동과 소담동에서는 신축이 비쌉니다. 방향이 동마다 다릅니다.
마지막으로 연식과 동네를 둘 다 묶었습니다. 새롬동에서 2017년에 준공된 단지는 12곳이고, 그중 84㎡ 거래가 3건 이상 잡힌 곳이 9곳입니다. 같은 해, 같은 동네, 같은 평형인데 이 9곳의 값이 6억 2,500만원부터 9억 2,800만원까지 3억 300만원이 갈립니다.
우리 데이터가 말할 수 없는 것
여기까지가 우리가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세종 실거래로는 신축 효과와 입지 효과를 분리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두 축이 도시의 설계 단계에서 이미 겹쳐 버렸기 때문입니다. 나성동에는 구축이 없고 한솔동에는 신축이 없습니다. 비교군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동네를 묶어 비교한 위 표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동 안에서 연식이 갈리는 사례 자체가 드물고, 그나마 최신 쪽은 84㎡ 거래가 잡힌 단지가 하나뿐인 경우가 많습니다(고운동 2019년은 가락마을 19단지, 종촌동 2016년은 가재마을 6단지). 단지 하나의 사정이 그 해를 대표해 버립니다. 그래서 표의 숫자들은 연식 효과의 측정값이 아니라, 연식만으로는 값이 정해지지 않는다는 증거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같은 이유로 우리 서비스의 가격 엔진들은 연식을 보지 않습니다. 갭 계산기도, 폭락·폭등 스캐너도, 거래량 레이더도 단지 마스터에서 이름과 법정동만 가져다 씁니다. 오라클 엔진에도 준공연도를 참조하는 줄은 한 줄도 없습니다. 값은 언제나 같은 단지·같은 평형 안에서만 비교합니다. 연식을 변수로 넣는 순간 입지를 넣은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설계 판단의 근거이기도 합니다.
덧붙이면, 준공연도라는 값 자체도 실거래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국토부 실거래 원자료에는 준공월이 없어서, 우리는 공동주택 기본정보(K-APT)에서 사용승인일을 따로 받아 단지에 붙입니다. 실거래에는 단지 고유번호조차 없어 원본 단지명에서 마을 이름과 단지 번호를 뽑아 맞춥니다. 서로 다른 두 출처를 이름으로 이어 붙여야 비로소 이 글의 집계가 가능해집니다. 157개 단지 중 한 곳(범지기마을 6단지)은 준공월이 비어 있어 이번 집계에서 빠졌습니다.
한 장 요약
- 2011~14년 준공 84㎡ 중앙값
- 5.30억
- 2021~25년 준공 84㎡ 중앙값
- 7.94억
- 연식으로 갈린 격차
- 2.64억
- 연식을 고정해도 동네가 가르는 격차
- 3.55억
- 연식·동네를 다 고정해도 남는 격차
- 3.03억
연식은 세종 아파트 값을 가르는 축 중 하나입니다. 다만 그 축 혼자서는 값을 정하지 못합니다. 준공연도를 알면 대략의 가격대를 짐작할 수 있지만, 같은 해에 지어진 단지들 사이에서 3억이 갈리는 것도 세종의 기록입니다. 단지를 볼 때 연식은 첫 칸이지 마지막 칸이 아닙니다.
집계 조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SJ Plus가 수집·집계(기준 2026년 7월). 세종 신도심 16개 법정동 157개 단지 중 준공월이 확인된 156개 단지가 대상이며, 2025년 7월 12일~2026년 7월 10일 계약된 아파트 매매 4,120건에서 직거래 221건을 뺀 중개거래를 집계했습니다(이 기간에는 원자료의 거래 유형 표시가 모든 건에 있습니다). 가격은 전용 84㎡(전용면적 내림 기준) 중앙값이고, 층은 제외하지 않은 전 층 기준입니다. 3층 이상만 추려도 구간별 중앙값은 5.35·5.99·6.83·7.98억으로 순서와 격차가 그대로였습니다. 단지별 중앙값은 해당 평형 거래가 3건 이상인 단지 108곳만 계산했으며, 본문과 그림의 ‘단지 N곳’은 모두 이 기준으로 센 수입니다(준공 단지 수와 다릅니다). 표의 「입지 고정」 행은 동 안에서 준공 시점이 3년 이상 벌어진 5개 동만 골랐습니다. 폭이 그보다 좁은 동을 함께 넣어도 방향이 갈리는 양상은 같습니다. 준공월은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기본정보(K-APT)의 사용승인일이며, 실거래 자료와는 출처가 다릅니다. 이 글은 이미 체결된 계약의 기록일 뿐 앞으로의 가격을 전망하지 않으며, 특정 단지나 연식대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원자료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한국부동산원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