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세종 데이터’ 시리즈의 열 번째, 그리고 마지막 편입니다. 앞선 아홉 편에서 저는 전세가율과 거래량, 신축 프리미엄과 층수, 세대수와 월세 전환율, 동네별 얼굴과 신고가, 그리고 면적별 단가를 하나씩 세종 실거래로 재 봤습니다.
아홉 번을 쓰는 동안 매번 같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실거래 한 줄은 그 자체로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84㎡ 6억’이라는 한 줄은 그게 어느 동네인지, 몇 층인지, 중개거래인지, 언제 계약된 건지를 붙이기 전까지 판단의 재료가 되지 못했습니다. 숫자에 의미를 주는 건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옆에 세워 놓는 다른 숫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편은 새로운 걸 하나 더 파헤치기보다, 뒤로 한 걸음 물러서 우리가 지금 무엇을 쥐고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펼쳐 보려 합니다.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그게 어디서 와서 어떻게 합쳐지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못 보는지까지. 서비스의 자기소개인 셈입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몇 줄이 있나
지금 이 순간 우리 표(raw_transactions)에는 세종 신도심 아파트 실거래 183,900건이 쌓여 있습니다. 가장 이른 계약은 2011년 3월, 가장 늦은 계약은 이 글을 쓰기 직전인 2026년 7월입니다. 15년치가 한 표에 들어 있는 셈입니다.
이 18만 건은 세 종류로 나뉩니다. 매매 34,977건, 전세 114,286건, 월세 34,637건. 사람들이 흔히 ‘세종 아파트 거래’라고 하면 매매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쌓이는 건 전세입니다. 전세 건수만 매매의 세 배가 넘습니다. 아래 그림은 이 세 덩어리를 건수에 비례한 넓이로 그린 것입니다.
구성은 시대마다 달랐다
세 덩어리의 비율은 처음부터 이랬던 게 아닙니다. 도시가 지어지던 초기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최근은 거래의 얼개가 다릅니다. 몇 해를 뽑아 나란히 놓아 봤습니다.
| 계약연도 | 매매 | 전세 | 월세 |
|---|---|---|---|
| 2012년 | 32 | 2,036 | 295 |
| 2016년 | 1,871 | 6,108 | 2,074 |
| 2020년 | 5,436 | 12,013 | 2,523 |
| 2023년 | 3,741 | 9,510 | 4,041 |
| 2025년 | 4,649 | 9,998 | 3,842 |
2012년에는 매매가 서른두 건뿐이었습니다. 시장이 죽어서가 아니라 다 지어진 단지가 몇 곳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때도 전세는 이천 건 넘게 쌓였습니다. 눈에 띄는 변화 하나는 월세입니다. 초기에는 열 건 중 한 건 남짓이던 월세가, 최근에는 다섯 건 중 한 건꼴로 늘었습니다. 도시가 채워지면서 세를 사는 방식도 조금씩 옮겨 온 셈입니다. 거래량이 해마다 어떻게 출렁였는지는 거래량 15년 편에 더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이 숫자들은 어디서 와서 어떻게 합쳐지나
18만 건이 처음부터 이렇게 가지런히 놓여 있던 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세 개의 출처에서 받아 와, 우리가 손으로 이어 붙인 결과입니다. 이 조립 과정이 사실 이 서비스에서 가장 품이 많이 드는 부분입니다.
가장 까다로운 건 ‘같은 단지를 알아보는 일’입니다. 놀랍게도 국토부 실거래 데이터에는 단지를 가리키는 고유한 번호를 두지 않습니다. 있는 건 단지 이름 한 줄뿐인데, 이게 ‘가락마을10단지(이지더원)’처럼 괄호와 별칭이 붙어 제각각으로 들어옵니다. 그래서 우리 정규화 코드는 괄호를 떼고, ‘가락’+‘10’ 같은 마을·번호 짝을 뽑아 맞추고, 그래도 안 맞으면 글자가 얼마나 다른지를 재서 가장 가까운 단지에 붙입니다. 이름으로 흩어진 거래를 한 단지로 꿰는 이 작업이 우리 서비스의 데이터 읽기의 출발점입니다.
법정동과 마을 이름을 잇는 표도 우리가 손으로 관리합니다. 고운동은 가락마을, 나성동은 나릿재마을 하는 식이죠. 지금 이 매핑표에는 열다섯 개 동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단지 정보에 담긴 세종 신도심 법정동은 열여섯 개입니다. 가장 늦게 입주가 시작된 산울동이 아직 이 표에 없어서입니다. 도시가 자라면 우리 표도 뒤따라 자라야 한다는 뜻이고, 그건 자동으로 되지 않습니다.
세대수처럼 실거래에 없는 정보는 또 다른 출처에서 데려옵니다. 단지가 몇 세대인지는 거래 기록에 적혀 있지 않아서, 공동주택관리정보(K-apt)에서 세대수를 받아 법정동과 단지 번호로 짝을 맞춰 붙입니다. 세 갈래에서 온 조각을 하나로 포갠 것이 지금의 표입니다.
아홉 번에 걸쳐 무엇을 봤나
이렇게 포갠 데이터를 우리는 지난 아홉 편에서 하나씩 다른 각도로 세워 봤습니다. 여기 한자리에 모읍니다. 눈여겨볼 것은 오른쪽 ‘모수’ 칸입니다. 편마다 재는 창(기간·거래 유형)이 다릅니다. 같은 ‘매매’라도 어떤 편은 전 기간을, 어떤 편은 최근 1년을 봤고, 가격을 다룬 편은 직거래를 뺐습니다. 창을 밝히지 않은 숫자는 반쪽짜리라는 게, 아홉 편이 공통으로 남긴 교훈입니다.
| 편 | 핵심 발견 | 모수(창) |
|---|---|---|
| 31편전세가율 지도 | 84㎡ 전세가율 42.1% — 동·단지로 좁히면 20%p까지 갈린다 | 최근 1년 매매·전세 |
| 32편거래량 15년 | 매매 거래량 정점은 2020년 5,436건 — 값 정점(2021년)과 1년 어긋난다 | 전 기간 매매 |
| 33편신축 프리미엄 | 준공 구간 84㎡ 격차 2.64억 — 연식과 입지가 한 몸이라 못 가른다 | 최근 1년 매매 |
| 34편월세 전환율 | 실측 전환율 중앙 연 5.00% — 보증금이 20배 커져도 자는 거의 안 변한다 | 최근 1년 월세 |
| 35편16개 동 프로필 | 거래 1위 고운동 469건이 84㎡ 값은 최저 — 동네마다 얼굴이 다르다 | 최근 1년 매매(중개) |
| 36편층수 프리미엄 | 84㎡ 저층 할인 7.2% — 상대층으로 재면 계단이 평평해진다 | 최근 1년 매매(중개) |
| 37편세대수와 회전율 | 세대수와 회전율 상관 ρ −0.10 — 대단지가 잘 팔린다는 건 산수의 착시다 | 최근 1년 매매 |
| 38편신고가의 기록 | 2020년 갱신률 32.8% — 값 정점이 아니라 기록이 깨진 해가 따로 있다 | 전 기간 매매(중개) |
| 39편면적별 단가 | 같은 단지 안에서만 84가 59보다 평당 1.7% 싸다 — 창을 밝혀야 참이 된다 | 최근 1년 매매(중개) |
아홉 줄을 관통하는 한 문장이 있다면 이것입니다. 나누고 조건을 붙이는 순간, 뭉뚱그린 통념이 흩어진다. 대단지가 잘 팔린다는 말은 세대수로 나누니 사라졌고, 큰 평수가 평당 싸다는 말은 같은 단지 안에서만 겨우 살아났습니다. ‘세종 평균’이라는 한 숫자는 세종 어느 동네에도 실제로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조심하는 자리
데이터를 오래 만지다 보면, 숫자를 믿기 전에 그 숫자의 사연을 먼저 보게 됩니다. 우리 표에도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칸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거래 경로(중개거래인지 직거래인지)를 적는 칸입니다.
| 구분 | 건수 | 설명 |
|---|---|---|
| 미표기(비어 있음) | 18,895 | 2021년 11월 이전 계약 — 국토부가 거래 경로를 공개하기 전 |
| 중개거래 | 15,191 | 공인중개사를 통한 거래 |
| 직거래 | 891 | 당사자 간 직접 거래 — 시세와 동떨어지기 쉬워 가격 집계에서 뺀다 |
매매 34,977건 가운데 거래 경로가 비어 있는 게 18,895건입니다. 절반이 넘습니다. 이건 데이터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국토부가 거래 경로를 공개하기 시작한 게 2021년 11월 계약분부터라 그 이전 기록에는 아예 그 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긴 시계열에서 ‘직거래만 빼겠다’고 단순하게 걸면, 경로가 비어 있는 오래된 거래가 통째로 함께 떨어져 나갑니다. 전세와 월세에는 이 칸이 처음부터 끝까지 비어 있습니다. 우리가 ‘직거래 제외’를 가격 편에서만, 그것도 조심해서 쓰는 이유입니다.
시간을 적는 칸에도 사연이 있습니다. 우리 표에는 계약일과 별개로, 그 줄이 우리 DB에 처음 들어온 시각(created_at)이 찍힙니다. 그런데 이 시각은 국토부가 신고를 공개한 시점이 아니라 우리 로봇이 받아 적은 날입니다. 실제로 최근 1년 매매 4,135건 중 1,854건(45%)이 2026년 2월 25일 하루에 우리 DB로 들어왔습니다. 그날 세종에서 거래가 폭발한 게 아니라, 그날 우리가 과거 데이터를 대량으로 다시 긁어 채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 축이 필요할 때 언제나 계약일(contract_date)을 씁니다. 적재 시각은 시장이 아니라 우리 로봇의 사정을 담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못 보는 것
조망을 끝내기 전에, 이 데이터가 무엇이 아닌지를 분명히 해 두는 게 정직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 무엇 | 왜 못 보나 |
|---|---|
| 신고 이전·이후 | 계약 후 신고까지 법정 기한이 30일 있고 해제·정정도 있어, 최근 몇 달 치 숫자는 이후 갱신된다 |
| 취소된 거래 | 우리 표에는 해제·취소를 따로 표시하는 칸이 없다 — 되돌려진 거래를 구분해 빼지 못한다 |
| 신도심 바깥 | 조치원읍·면 지역과 오피스텔·빌라·단독은 담지 않는다. 세종 신도심 아파트만 본다 |
| 거래 없는 집 | 한 번도 팔리지 않은 집은 실거래에 없다. 우리가 보는 건 '체결된 가격'이지 '모든 집의 값'이 아니다 |
이 경계를 아는 것이 데이터를 쓰는 첫걸음입니다. 우리 표가 보여 주는 건 세종 신도심 아파트에서 실제로 체결된 가격이지, 세종 모든 집의 값도 아니고 앞으로의 값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도구들도 딱 여기까지만 말합니다. 폭락·폭등 스캐너는 이미 체결된 거래에서 1년 고점·저점 대비 변화를 짚을 뿐이고, 거래량 레이더는 최근 손바뀜이 는 단지를 셀 뿐입니다. 어느 것도 ‘오를 집’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아홉 편을 쓰고, 마지막으로 전체를 펼쳐 놓고 보니 결국 하나가 남습니다. 18만 건은 그 자체로 세종의 답이 아니라, 세종이 아파트 거래로 남긴 궤적입니다. 궤적은 어디를 지나왔는지 말해 줄 뿐, 어디로 갈지 말해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 궤적을 매일 국토부에서 받아, 흩어진 이름을 한 단지로 꿰고, 창을 밝혀 읽기 좋게 세워 두는 것까지입니다. 판단은 그다음, 읽는 분의 몫입니다.
이 시리즈를 여기서 닫습니다. 데이터는 내일도 한 줄씩 늘어날 테고, 우리는 그걸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조용히 이어 붙이고 있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SJ Plus 운영자
시리즈의 시작이 궁금하시면 첫 편(실거래 데이터 읽는 법)부터, 신고가의 기록이 언제 세워졌는지는 신고가 편에 있습니다. 평형별로 묶은 실거래를 직접 넘겨 보고 싶다면 실거래 피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집계 조건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SJ Plus가 수집·집계(기준 2026년 7월). 규모·구성·거래 경로·연도별 수치는 전 기간(2011년 3월~2026년 7월) 누적 세종 신도심 아파트 실거래 183,900건(매매 34,977 · 전세 114,286 · 월세 34,637)을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했습니다. 단지 수는 수집·등록 기준 157곳이며, 그중 전 기간 매매가 한 건이라도 발생한 곳은 143곳입니다. 31~39편의 인용 수치는 각 편이 발행 시점에 집계·검증한 값이며, 재는 창(기간·거래 유형)은 위 표의 ‘모수’ 칸에 함께 적었습니다. 신고 기한과 해제 거래 때문에 최근 구간의 수치는 이후 갱신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단지·평형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장래 가격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원본 확인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시장 통계는 한국부동산원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